사실 별 다른 '왕도'는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VC는 모든 이메일에 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본인의 일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메일에 하루만에 답을 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처럼 유명하지 않은 사람도 하루에 메일을 50~100개까지 받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다 새로운 분으로부터의 이메일도 아니고, 또 사업계획서도 아니긴 합니다) 그리고 하필 이메일을 받은 때가 바쁠 때라면, 하루에 미팅이 4-5개 정도가 있을 것이고, 또 당시에 적극적으로 투자 검토를 하고 있는 회사의 due diligence도 하고, 투심보고서도 작성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이메일들은 보고 '나중에 이메일 답해드려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넘어가는데 까먹고 나중에 '벌써 2주나 지났네' 라고 깨달을 때도 가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최소한 저의 경우에는) 이메일을 보내셨는데 답을 받지 못하셨을 때에는 혼자서 '아 내 사업은 별로인가보다' 혹은 '임지훈 참 건방지네'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저번에 보내셨던 이메일을 하단에 붙이고 다시 이메일을 보내면서 "몇월몇일에 아래와 같이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으셔서 다시 한번 보냅니다" 정도로 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보통 제가 다시 신경을 더 써서 짧게라도 답 메일을 드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양해부탁 드리는 것은 간단하게 답을 드릴 수는 있지만 이메일에서 '요청'해주시는 것을 다 '들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하기 힘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외로 이런 메일을 많이 받습니다)

"일단 만나뵙고 사업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시간 내주십시오."

저도 되도록이면 만나뵙고 싶지만, 저희 회사 원칙은 (아마 많은 VC들의 원칙은) 우선 사업계획서를 간단하게 리뷰해서 투자 방향과 일치하는지를 보고 나서 미팅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미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메일로나마 간단하게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좀 평가해주시고, 어디가 부족한지, 그리고 어떻게 작성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요청을 주시는 지는 100% 이해가 갑니다만, 사업계획서 컨설팅이 제가 하는 직업이 아니기에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저도 회사의 월급을 받고 다니는 투자자이기에, 벤처캐피털이 해야 하는 수 많은 일들 (펀드 조성하기, 신규 회사 검토 및 투자하기, 투자 이후 이사회 참석하기, 투자한 회사들에게 도움 되는 회사들 미팅 시켜주기 등)이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업계획서 작성을 대신 해드리거나 작성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와 미팅을 잡아주십시오" 혹은 "이 사업계획서를 손정의 회장님께 전달해주시고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주십시오"

투자 유치가 아닌 일본 본사와 연계된 아이디어들도 저희가 검토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조건적으로 미팅을 잡을 수는 없는 것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의외로 종종 부탁하시는 일인데 손정의 회장님과 미팅을 잡아달라고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통 저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 중에서 본사와 관계가 있거나,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 저희가 미팅을 진행하곤 합니다.

조금이나마 제가 생각하는 바와 제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음을 전달해드리고 싶어서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그래도 저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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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torm 2010.12.27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제가 벤처 캐피탈리스트라면 막무가내로 사업계획서를 수정해 달라거나 (재력이 있는) 누구에게 전해달라는 메일을 보내는 사업가에게는 투자는 커녕 검토조차 하기 싫어질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조차 고려하지 않는 사업가가 구상하는 사업이라면 성공 가능성 또한 매우 낮을테니까요.

    • BlogIcon jimmyrim 2010.12.27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사람'인지라 너무 무례한 분들을 뵈면 힘들어질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뭐, 꼭 예의가 바르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니, 자신감 넘치고 조금은 거만한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

    • BlogIcon storm 2010.12.27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댓글은 예의보다는 사업가로서의 개념 차원의 뜻이었습니다. 물론 자금이 급하니까 VC를 찾는 거겠지만, 아무리 작은 사업체라고 해도 대표라면 그정도 개념은 갖추고 있어야 그 사람이 추진하는 사업에도 신뢰가 가지 않겠습니까^^;

  2. 성_시_문 2010.12.27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한데 ~~ ^^

  3. BlogIcon ghostsbs 2010.12.28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군요.

기업가분들이나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으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은 벤처 투자를 해서 5배 투자 수익이 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10배 투자 수익이 난다는 얘기를 뉴스 등을 통해서 접하시고는 벤처투자를 하면 떼돈을 버는 줄 알곤 합니다. 뭐 한 두개만 대박 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씀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데, 투자를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벤처투자는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투자한 회사들 중 성공한 그 회사는 정말 10배 이상의 수익을 내줘야지만 합니다. 투자자가 '욕심'이 많아서도 아니고, '악랄'해서도 아닙니다. 원래 벤처캐피털의 rule of the game이 그런 것입니다.

문장으로 표현을 하면 잘 와 닿지가 않기 때문에 제가 하나의 사례를 상정해봤습니다. 한 벤처캐피탈이 다음과 같은 펀드를 운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 펀드 규모: 200억원
  • 펀드의 존속 기간: 7년 (즉, 7년을 채우고 8년째 돈을 돌려주는 구조)
  • 투자 배분: 10개의 기업에 20억씩 투자

이런 상황에서 4가지의 회수 Case를 상정해봤습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최종 회수 금액을 IRR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실제 투자된 시간과 회수된 시간을 더 고려해야 하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기에 계산 편의상 한번으로 계산했습니다)


숫자를 보면 느끼시는 것이 있나요? 사실 저희가 아무리 선별을 해서 좋은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4개 정도는 회사가 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뭐 3개 혹은 5개가 망할 수도 있겠죠. 이것은 일반적인 사례이니) 그러면 그 기업에서는 정말 1원도 회수를 못하게 되는 것이고, 또 통상적으로는 3개 정도의 기업은 '원금' 혹은 '원금+이자' 수준으로 회수를 하곤 합니다. 원금일 때가 Case 1/Case 2이고, 원금+이자일 때가 Case 3/Case 4가 됩니다.

그리고 남은 3개 중에 1~2개는 3배 혹은 4배의 수익을 주고, 또 1~2개는 10배까지도 수익을 주기를 기대하는데, 그렇게 해서 총 회수금액을 보면 그렇게 인상적이지가 않습니다. 남은 3개 중에 2개가 3배의 수익을 주고, 1개가 10배의 수익을 주는 Case 1의 경우를 보면 총액이 280억이지만, 7년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IRR로 계산하면 6%밖에 되지 않습니다. 약간 느낌이 '정기예금' 수준입니다. (물론 지금은 정기예금 금리가 이보다 낮지만)

그래도 투자를 잘 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IRR 1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금+이자를 돌려 받는 회사가 3개, 4배의 수익을 주는 것이 2개, 10배의 수익을 주는 것이 1개가 있어야 하고, IRR 19%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배 수익을 주는 회사가 2개나 나와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론적으로, 저희는 '복리'라는 괴물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총액 기준으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야지만 의미 있는 IRR을 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벤처투자의 속성상 완전히 망하는 회사는 항상 존재하기에 그런 것들도 감안하면, 투자 원금의 10배, 심지어는 20배의 수익을 실현시키는 Star 기업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저희는 항상 투자할 때에는 매번 이 기업이 매우 큰 성장을 할 것이라고 믿고, 또 매우 큰 수익이 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10개 중에 1-2개 정도는 저희 예상이 맞아서 저희가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어하시는 분들께도 한번 사례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또 기업가분들께도 벤처투자자가 5배, 10배의 수익이 나야 한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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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석민 2010.12.07 1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배 트위터 통해서 들어 왔는데, 글 하나 하나가 저에게는 전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글입니다.
    몇 년전에 딱 한번 VC 앞에서 PT 를 한 적이 있는데, 이 글들을 읽으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PT 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VC 에 대한 어떤 선입견을 많이 씻어 주신것 같습니다. 투자를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혹시나 투자를 받아야 되는 시점이 오면 꼭 찾아뵙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피드 구독하고 갑니다. ^^

  2. 2010.12.14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오늘은 그냥 작은 팁 하나를 드릴까 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벤처캐피탈업계에 들어온 이후 접한 거짓말이 아마 그 이전에 수십년간  접했던 거짓말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하기 마련이고, 또 사업을 하다 보면 과장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너무나도 명백하고 치명적인 거짓말'을 하게 된면 그 말을 듣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회사에 대해서, 경영진에 대해서 '신뢰'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는 명백한 거짓말은, "우리 회사의 기술력은 최고입니다' 류의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가 통상적으로 확인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조금의 수고만 들이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더 많은 케이스들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의 경우들이 있습니다.

(1) 중대한 계약 혹은 매출 등 바로 확인이 가능한 사항들

미팅을 하는 와중에 회사의 제품 혹은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 논의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한발 더 나아가서 "저희는 대기업 A사와 계약이 이미 되었습니다" 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와는 분명히 다른 얘기입니다. 그리고 보통 IR을 하실 때 그렇게 계약을 강조하시는 것은 그만큼 그 계약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럴 때에 보통 "계약이 완료된 것인가요?"라고 다시 묻곤 하는데, 그럴 때에도 그냥 일관성을 유지하시기 위해 그렇다고 대답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의 바로 다음 반응은 "네, 오늘 바로 계약서 사본 열람을 요청드립니다"가 되고, 그 때 당황하시면서 "사실 거의 직전단계입니다" 라고 말씀을 수정하시지만, 이미 늦은 것입니다.

매출 같은 경우도, 예를 들어 "상반기 매출이 어느 정도인가요?" 라고 물었을 때 "20억 수준입니다"라고 하셨으면 실제로 나중에 확인을 할 때 15억-20억 수준이면 그래도 괜찮지만, 10억도 안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말씀을 주셨으면 향후 그 경영진께서 하시는 말씀에는 많은 디스카운트를 하고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서 거짓말을 하면 안됩니다. 벤처투자자는 그러한 사항들을 '당연히' 확인하기 때문에 괜히 그 거짓말 때문에 소탐대실할 수가 있습니다.

(2) 중대한 사업 협력, 과거의 경력 등 전화 몇 통에 확인이 가능한 사항들

위에 언급된 1번보다는 덜 명백하지만 그래도 예를 들어 "지금 A사와 한참 얘기를 하고 있고, 계약서 초안도 이미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신다면, 사실 벤처투자자와 A사 (IT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곳이라면)와는 네트웍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접적인 네트웍이 없다면, 한두 단계 정도만 연결을 시도하면 그 담당자와 연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A사의 담당자와 미팅을 하거나 전화를 해서 확인해봤는데 그쪽에서 "지금까지 한번 만났고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류의 반응이 나온다면, 해당 회사의 경영진께서 하신 말씀들은 모두 다 디스카운트가 되서 역효과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과거에 있던 회사에서의 포지션이나 담당업무를 과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역시 저희는 창업멤버/최고 경영진일 경우에는 다방면의 reference check을 통해 확인을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 때에 당시 상사와 창업멤버와의 말씀이 전혀 다를 경우에는 저희가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좋지 않은 관계로 회사를 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으면 그렇다는 사실을 투자자에게 미리 얘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는 조금 덜 하지만, 간혹 저희에게 오셔서 "A벤처캐피탈이 이미 투자를 하시기로 확약을 주셨습니다"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벤처캐피탈 업계 내에서의 네트워킹은 매우 잘 되어 있기에 미팅이  끝나자 마자 바로 연락을 드리기 마련이고 의외로 그쪽 벤처캐피탈에서 "저희에게 와서는 소프트뱅크에게 투자 받기로 했다고 하던데요?" 라는 대답을 듣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의지'가 충만하여 '말이 앞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최소한 투자를 유치하는 자리에서는 그러한 내용들이 결국 다 확인이 되고, 만일 그러한 것들이 사실과 달랐을 때에는 훨씬 더 큰 불이익이 가기 때문에 명백한 거짓말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런 일들이 너무 자주 있습니다) 사실 회사의 제품/서비스/기술은 너무 좋은데, 괜히 미팅에서 말 실수를 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Posted by jimmy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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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www.pastemagazine.com)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전에도 다른 글에서 잠깐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제가 내일 20억원을 투자하면 무엇을 하실 것인가요?'에 대해서 대답을 잘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경영진들께서는 '지금까지의 성과 혹은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준비를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러한 계획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는 경영진이 (1) 해당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에 중요하고 (2) action plan 단계까지 고민을 해봤기에 '실행력'이 담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John Doerr가 얼마전 Web 2.0 Summit에서 "Innovation without execution is hallucination"이라고 했는데 (번역하면, 실행이 뒷받침 되지 않은 혁신은 결국 환상에 불과하다 정도가 될 것 같고, 원래 John Doerr가 한 말은 아니고 콜린파웰이 한 얘기를 인용한 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실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은 시장환경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결국 winner는 실행을 잘하는 팀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측면에서, 한참 미팅을 하면서 본인이 왜 이 사업을 잘할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을 한 다음에 당장 내일부터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잘 설명을 못하고, "향후에 내부 팀과 논의를 좀 해야 합니다" 류의 답을 해주시면 믿음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은 대답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면 결국에는 (1)해당 산업에서의 'rule of the game'을 확보하는데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2) 그러한 자금 사용과 구체적인 action plan을 통해 향후 6개월, 1년, 2년 후의 회사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지 일종의 milestone을 보여줘야 합니다.

(1)에 대해서 부연을 하면, 해당 산업에서의 핵심 경쟁력이 그 분야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장 돈 받고 나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바로 채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고 (리스트 뿐 아니라 정말로 이미 얘기가 오고가고 투자 받으면 join하겠다는 분들도 있고), 만일, first mover advantage가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면 투자 받은 돈으로 경쟁사 대비 빨리 critical mass에 도달하는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만일 (드믄 case이긴 하지만) 소비자에게 확실히 인지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제대로된 마케팅 계획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나는 성공의 방정식을 알고 있고 돈 투자 받아서 그것을 잘할 수 있도록 사용할 것이다'라는 것을 얘기해줘야 합니다

(2)에 대해서 부연을 하면, 구체적인 action plan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을 때 6개월~1년 후의 회사의 모습은 어떨지 (예를 들어 직원수, 시장에서의 위치 (market share), 유저 수 등 적합한 것), 그리고 그 때라면 이미 BEP를 도달했기에 추가 funding은 필요가 없는 것인지, (만일 있다면 그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의 돈이 필요하고, 어떻게 조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얘기하고) 없다면 영업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으로 계속 성장해서 다음 milestone은 어떤 모습이 될지 전체적인 큰 그림 혹은 roadmap을 그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계획한 대로는 당연히 안되겠지만, 최소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투자하고 나서 모든 것들이 잘 진행된다면 1년후, 2년후, 3년후의 회사의 모습은 이런 것이겠구나'라는 것을 형상화 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결국 투자를 결심하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투자는 한번 PT를 잘한다고 결정되지 않습니다. 경영진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 팀은 이 산업에서 제대로 일을 낼 수 있겠다'라는 믿음이 생기면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미팅에서 VC의 관심을 끄시는데 성공하셨다면, 그 다음부터는 next step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자신이 있고, 실행력이 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Posted by jimmy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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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를 쓰는 '정답'은 없을 것이고, 그 사업계획서가 내부용인지 외부용인지, 혹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용인지 벤처투자자용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벤처투자자(VC)들이 원하는 첫 번째 미팅용 사업계획서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VC들이 미팅을 하고 나면 '아 이 사업은 이런 것이구나'라고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는 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단에 명시한 섹션별로 1-2page씩 만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Executive Summary
  • 가능하다면 '우리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다', 혹은 '우리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는 이런 것이다'라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나중에 나올 내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Problem 혹은 Customer Needs

  • 사업을 하는 것은 결국 (1)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가 확인되었고 그런 사업을 하는 회사가 없어서 내가 직접한다 (2)현재의 제품/니즈는 '문제(비효율 등)'가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제가 이 제품/서비스를 왜 써야 하나요?'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서비스가 아닌 '제품 혹은 부품' 사업을 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이제 세상에 모든 것이 3D가 될 것이거든요. 그러면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을 때도 3D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구동시키는 chip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식의 간단 명료한 설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 의외로 이런 부분들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Trend에 맞춰서 사업을 구상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Web 2.0이 한참 유행하던 시기에 만난 한 업체는, '이제는 user created portal'의 시대라고 말씀하시면서, 기존의 blog+사진저장+동영상업로드 등을 모두 합치셨는데, 그 서비스만의 edge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얘기는 '저 그냥 네이버/다음 블로그 쓰면 되는데 왜 그 서비스로 옮겨야 하나요?' 였고, 대답을 잘 못하시더라고요

3. Product or Service

  • 2번에서 언급된 고객의 니즈 또는 현재의 문제를 회사는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설명하면 됩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가 이런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곳입니다. 물론, 복잡한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들었을 때 '아, 그럴 수 있겠구나. 나도 저거 써보고 싶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등의 경우에는 Demo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간단한 prototype을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구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미지'들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Market Size (Product or Service보다 먼저 나와도 됩니다)

  •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고 생각됩니다. 벤처캐피털은 시장이 크지 않은 곳에는 투자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예를 들어 매출 15억에 이익 4억을 남기는 비즈니스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좋은 사업이지만,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해서 exit을 할 수 있는 size의 산업은 아닙니다.
  •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이 시장은 '성장성이 높으며, 충분히 큰 규모가 될 것이다'입니다. 여기서 규모는, 매출이 될 수도 있고, 유저의 숫자가 될 수도 있고, Traffic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합니다
  • 가끔 Top-down의 모호한 분석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투자자에게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앞뒤 설명 없이 '스마트폰 유저의 30%는 사용할 것입니다' 라고 하거나, '검색 시장이 1조원인데, 그 중 20% 정도는 이미지 검색 비중이 될 것 같습니다' 등의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는 잘 와 닿지가 않습니다
  • 오히려 Bottom-Up의 분석이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시장의 크기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 숫자의 증가, 유저당 ARPU의 증가 (상거래로 치면, buying user와 객단가) 등 이 시장을 이끄는 요소를 breakdown해서,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breakdown 해놓은 각 요소들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크기를 보여주면 좋을 것입니다
  • 시장의 각종 분석 자료 (market research, analyst report 등)는 활용은 하되, (맞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하나의 reference로만 사용을 하고, 회사가 추산하는 시장의 크기에 대한 나름의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5. Competition

  • 위에서 언급한 좋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서비를 제공하고자 하는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는 없는지,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최고인지를 설명하는 섹션입니다
  • 이때 '경쟁사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보다는, potential competitor까지를 포함해서 이 시장의 player들을 분석을 할 필요가 있고, 우리의 '강점'이 이 산업에서의 key success factor이기에 결국 우리가 최고고,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겠습니다
  •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경쟁사보다 뭘 더 잘하시나요? 3가지만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면 대답을 못하십니다. '저희는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시면 사실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기술이 좋거나, 팀이 좋거나, execution 능력이 좋거나, 운영 능력이 뛰어나거나, 가격이 싸거나 등 설명이 가능해야 합니다.

6. Financial Projection

  • Market sizing을 할 때의 로직을 기반으로 그 시장 안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지 top-down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또 하나는,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매출 혹은 경쟁사의 매출 혹은 해외 사레 등을 활용해서 bottom up으로 추정 재무제표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 둘다 유용하다고 생각되고, 또 best/moderate/worst case를 상정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7. Why Funding 혹은 Use of Proceedings

  • 투자가 필요한 금액은 얼마이고, 왜 투자를 받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곳입니다
  • 제품을 만드는 곳의 경우 capex가 필요하다고 해서 간단할 수 있지만,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면 예를 들어 '지금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winner takes all의 속성을 갖고 있기에 지금 치고 나가야 한다'가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또한, VC 중에서도 왜 우리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문서에는 아니지만,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 그리고, Use of Proceedings는 결국 돈을 투자 받아서 어떻게 쓰겠는지에 대해서 high level로 알려주는 것으로, 사실 VC의 돈을 투자 받고 돈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합리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8. Team (이 섹션은 경우에 따라 가장 처음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 VC는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합니다
  • 성공의 경험이라는 것은 꼭 벤처기업을 설립해서 IPO를 시켜봤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경험과 경력 중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을 잘 selling 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나 과거에 이렇게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고, 본 사업과 관련해서는 연관된 이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어요'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9. Appendix

  • 앞에서 섹션별로 1-2장이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못했던 detail한 자료, 시장 조사자료, excel로 추정한 로직, 기술의 상세 설명 등 PT를 하다가 만일 VC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할 때를 대비해서 그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뒤에 포함시키는 것은 좋습니다
  • 그만큼, 본문은 simple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osted by jimmy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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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현 2010.12.15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사업계획서 작성을 많이 하는데,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부분들
    항상 비슷한 부분에서 막힘이 있었는데, 간단하게 짚어주시니 감사합니다.

  2. 2012.04.26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